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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화사 병술년 동안거 결제법문
법문장소 동화사 (법문일자 : 2006.12.05 / 조회 : 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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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병술년 동안거 결제법문

 

도 화(桃花)

 

 

동화사 조실 진제법원 대선사

 

 

[상당(上堂)하시어 주장자(拄杖子)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시고,]

 

 

建法幢立向上宗旨<건법당입향상종지>는

錦上添花 <금상첨화>요

透過荊棘林 <투과형극림>하고

解開佛祖縛 <해개불조박>하면

得隱密田地 <득은밀전지>리니

諸天捧花無路 <제천봉화무로>하고

外道潛窺無門 <외도잠규무문>이라.

什麽人 恁麽來 <십마인 임마래>오?

 

법의 깃발을 세우고 향상(向上)의 종지(宗旨)를 세움은

비단 위에 꽃을 더함이요,

가시덤불을 뚫어 지나가고

부처님과 조사의 얽힘을 풀어 열면

은밀한 땅을 얻으리니,

모든 하늘 천신이 꽃을 올리려 해도 길이 없고

외도들이 가만히 엿보려 해도 문이 없음이로다.

어떤 사람이 이렇게 옴인고?

이 뒤에 드는 것을 보라!

 

 

금일은 병술년(丙戌年) 동안거 결제일이라. 모든 사부대중은 석 달간 용맹정진을 해서 자기의 이 일을 해결해야 됨이로다. 이 일이라는 것은 생사(生死)에 자재(自在)의 분(分)을 갖추고 역겁세월이 지나도록 진리의 낙을 수용하는 일이로다.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오매불망 간절히 뼈골에 사무치는 각자의 화두를 들어 일념이 지속되도록 혼신의 정력을 다 쏟아야 함이로다. 일념이 지속는 과정이 오지 않을 것 같으면 수천 수만 생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음이로다. 중생은 다겁생으로 중생의 습기만 익혀왔기 때문에, 대신심(大信心)과 대용맹심(大勇猛心)을 내어 화두를 챙기는 가운데 의심을 쭈욱 밀어주고, 또 밀어주고 해서 번뇌와 망상이 들어올 틈이 없도록 공부할지어다.

그렇게 정성껏 잡도리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어져서 밤낮으로 화두가 흘러가다가 문득 참의심이 발동이 걸리게 되는데, 그때는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잊어버리고, 앉아있어도 밤이 지나가는지 낮이 지나가는지 모르게 되나니, 이러한 일념삼매(一念三昧)의 과정이 와야만 홀연히 보는 찰나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나게 됨이로다. 그리하면 어떠한 법문에도 석화전광(石火電光)으로 바른 답이 흉금(胸襟)에서 흘러나오게 되어 대장부의 활개를 치게 됨이로다.

요즈음 제방에서 ‘활구(活句)’와 ‘사구(死句)’를 잘못 인식하여 그릇되게 지도하는 바가 있음이로다. 화두상에 의심이 있으면 ‘활구’라 하고, 화두상에 의심이 없으면 ‘사구’라고 하니, 이는 후학들을 그릇 지도하여 눈을 멀게 함이라. 눈 밝은 선지식을 의지하여 바르게 깨달아 마치면 도저히 이 같은 잘못된 견해가 나올 수 없음이로다.

선법(禪法)은 있으나 바르게 지도할 스승이 없으니, 참으로 슬프고 슬프도다!

그러면 어떠한 것이 활구냐?

일천 성인(一千聖人)의 정액상(頂額上)의 일구(一句)를 투과해야사 활구의 세계를 알고 활구의 눈을 갖추어 불조(佛祖)의 스승이 됨이요, 일천 성인의 정액상의 일구를 투과하지 못하면 일일법문(一一法門)에 정해정식(情解情識)의 시비분별(是非分別)이 항시 따라다님이니, 이것을 일러 사구라 함이로다.

그래서 고인(古人)이 말씀하시기를, “활구하에 알아갈 것 같으면 불조의 스승이 됨이라”했고, “사구하에 알아갈 것 같으면 자기도 구원하지 못한다”했으니, 활구와 사구의 차이가 이와 같음이라. 일천 성인의 정액상의 일구를 투과하지 못한 데에 그릇 지도하게 되는 원인이 있음이니, 응당히 다시 참구하여 투과해야사 옳도다. 시회대중은 산승이 위에 지적한 이 말을 마음에 잘 새겨 바르게 참구할지어다.

겨울 석 달 안거 중에 모든 대중이 활구참선으로 대오견성(大悟見性)하여 여탈자재(與奪自在), 살활종탈(殺活縱奪), 기용제시(機用齊示)의 이러한 자재의 수완을 갖출 것 같으면, 활구의 대종사(大宗師)가 되어 불조(佛祖)의 스승이 되고 인천(人天)의 스승이 되리라.

 

2002년 10월 20일에 열린 국제무차선대법회 준비를 위해 2001년 봄에 20여 명의 비구·비구니 스님과 같이 중국대륙을 가게 되었다. 그 넓은 대륙에서 눈 밝은 선지식을 초빙하기 위해 선종본산(禪宗本山)의 9개 사찰을 참방하였다.

제일 먼저, 달마스님이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와 첫 번째 주석하신 중국 남단(南端)의 광덕사(廣德寺)를 방문하여 그 유래를 들은 후에, 이조사(二祖寺)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조사를 방문하니 주인은 없고 몇몇 객들만 있었다. 그래서 그 걸음으로 다시 삼조사(三祖寺)를 방문하니, 아주 넓은 대륙이라 밤 10시가 다 되어서 도착하였는데, 15~6명의 대중스님네들이 산문에서 마중하고 있고 방장스님도 의자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계셨다. 안으로 들어가 참배하고 차 대접을 받는 좌석에서 방장스님에게 묻기를,

“옛날 삼조 선사께서

 

至道無難<지도무난>이나

唯嫌揀擇<유혐간택>이라.

但莫憎愛<단막증애>하면

通然明白<통연명백>하리라.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나

오직 간택을 꺼림이로다.

다만 증애가 없으면

텅 비어 명백하리라.

 

라고 법문을 하셨는데, 방장스님께서는 간택(揀擇)이 없을 때에는 어떻게 보십니까?”

하니, 그 방장스님이

“이 신심명(信心銘)을 잘 번역하여 포교에 주력하겠습니다.”

하고 답하기에, 일어서서 사조사(四祖寺)로 갔다.

사조사에 가서 방장스님을 찾아뵙고 묻기를,

“달마스님께서 소림굴에서 9년 면벽(面壁)하신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하니, 방장스님이 답을 못하였다.

그 걸음으로 다시 오조사(五祖寺)를 방문하여 참배를 마치고 공양상을 받은 차제에 방장스님에게 묻기를,

“옛날 오조 선사께서는 때로는 점수법(漸修法)을 설하시고 때로는 돈오무생법(頓悟無生法)을 설하셨는데, 지금은 어떠한 법문을 설하십니까?”

하니, 이곳 방장스님 역시 물음에 답을 못하였다.

다시 그 걸음으로 육조(六祖) 선사께서 주석하셨던 보림사(寶林寺)를 방문하여 방장스님에게 묻기를,

“육조 선사께서 ‘本來無一物<본래무일물>’이라는 법문을 자주 하셨는데, 본래 한 물건도 없다는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하니, 이곳 방장스님 역시 명쾌한 답이 없었다.

그런 후로 운문(雲門) 선사께서 주석하셨던 운문사(雲門寺)를 방문하여 방장스님에게 물었다.

“옛날 운문 도인이 취암(翠巖) 선사 회상(會上)에 있을 적에, 취암 선사께서 해제시에 상당하시어 법문하시기를, ‘석 달 동안 모든 대중을 위해서 가지가지의 법을 설했는데, 시회대중은 산승의 눈썹을 보았느냐?’하고 대중에게 물으시니, 운문 선사가 여기에 ‘관(關)’이라 답을 했는데, 이 ‘관(關)’자의 뜻이 어디에 있습니까?”

방장스님이 말하기를,

“불조(佛祖)의 밀전(密傳)의 경지를 우리가 어찌 논할 수 있겠습니까?”

하니, 그 걸음으로 나와서 임제원(臨濟院)을 방문하였다. 저녁예불을 같이 마치고 탑전에 나와서 방장스님에게 물었다.

“절 도량에 옛 탑만 우뚝하고 임제의 가풍은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질 않는구나!”

이곳 방장스님도 물음에 말이 없었다.

그래서 그 걸음으로 다시 조주원(趙州院)을 방문하였다. 참배를 마친 후 조주원 방장스님이 일행 모두에게 차 대접을 하였는데, 응접실 벽에 ‘끽다거(喫茶去)’라는 문구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옛날 조주 선사께서는 일생토록 ‘喫茶去’ 법문을 많이 하셨는데, ‘喫茶去’ 법문은 뜻이 어디에 있습니까?”

하고 방장스님에게 물으니, 방장스님이 찻잔을 들어 산승에게 내밀거늘,

“그 차는 산승이 먹거니와 산승의 차 한 잔도 화상(和尙)께서 먹어야 옳다.”

하고 산승이 말하였다.

이렇게 9군데 선종의 본산을 참방하여 각각 일구(一句)를 던졌으나 모두 빈 골짜기의 메아리였다. 그러나 조주원의 방장스님은 그나마 찻잔을 내미는 것을 보이기에, 국제무차선대법회에 중국의 대표선사로 초빙하기로 하고 차비와 청첩장을 전달하고 돌아왔다.

 

중국은 선종의 본산국(本山國)인데, 어찌 이렇게 안목(眼目)이 다 메말랐느냐?

공산화 50년 치하(治下)에 모든 수행법이 다 없어졌기 때문이로다.

일본 임제종(臨濟宗) 묘심사(妙心寺)는 오늘날까지 형식적으로 명맥(命脈)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데, 서옹(西翁) 선사께서 젊은 시절에 일본 임제종의 대학에서 수료한 연고가 있으셨는지라, 서옹 선사의 서첩(書帖)을 가지고 일본의 임제종 총본산에 가서 청첩장을 보여주었다. 이에 허락을 받아 일본 임제종의 대표로서 종현(宗玄) 선사를 모시게 되었다.

그리하여 동양 삼국의 대표선사를 모시고 국제무차선대법회를 개최하게 되었는데, 막상 법문을 들어보니 중국이나 일본에 실다운 안목을 갖춘 이가 없음이라, 부처님의 심인법(心印法)이 오직 한 가닥 한국에 머물러 있음이었다.

그러므로 우리 모든 사부대중은, 한 가닥 밝은 부처님의 심인법이 단절되지 않고 천추만대에 면면히 이어지도록 정진에 정진을 더하기를 간절히 바람이로다.

 

석일(昔日)에 위산(潙山) 선사 회상에서 영운(靈雲)스님이 30년간 지내면서 정진에 몰두하였는데, 30년 만에 봄에 도화(桃花)꽃이 만발해 있는 것을 보고 대오견성(大悟見性)하였다. 그리하여 위산 도인께 오도송(悟道頌)을 지어 바치기를,

 

三十年來尋劍客<삼십년래심검객>이여

幾廻葉落幾抽枝<기회엽낙기추지>냐?

玆從一見桃花后<자종일견도화후>로

卽至如今更不疑<즉지여금갱불의>로다.

 

삼십여 년 간 진리의 보검을 찾는 객이여,

몇 번이나 잎이 떨어지고, 몇 번이나 가지가 빼어났던고?

이로 좇아 도화꽃을 한 번 본 후로

곧 이제에 이르도록 다시 일체법문에 의심이 없더라.

 

하니, 위산 도인께서 보시고는,

“자연인연(自然因緣)을 좇아 깨달은 자는 만년토록 매(昧)하지 아니함이라.”

하시며 극찬을 하셨다. 그 당시에 현사(玄沙) 선사께서는 그 오도송을 보시고 평(評)을 달리 하셨다.


諦當하고 甚히 諦當<제당 심제당>함이나

老兄이 堪保未徹在 <노형 감보미철재>로다.

 

합당하고 심히 합당하나,

나이 많은 형이 깨닫지 못한 것을 보존하고 있도다.

 

위산 도인은 천오백 인의 선지식으로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을 하였는데, 현사 선사는 어째서 불긍(不肯)하였느냐?

시회대중은 알겠느냐?

 

[양구(良久)하시다가 대중이 말이 없으니, 스스로 답하여 이르시기를,]

 

 

只許老胡知<지허노호지>하고

不許老胡會<불허노호회>로다.

 

노호가 앎을 허락하고

노호가 앎을 허락하지 아니함이로다.

 

 

[주장자(拄杖子)로 법상(法床)을 한 번 치시고 하좌(下座)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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