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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 진제스님-랭카스터교수 '禪불교와 전산화' 대담
언론사 불교신문 (보도일 : 1996.12.24 / 조회 : 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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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스님-랭카스터교수 '禪불교와 전산화' 대담


"佛典전산화, 한국불교 세계화 초석"

 


 

참선 통해 물질만능ㆍ인간소외 극복가능

"흐르는 물처럼 일념으로 화두참구 해야"

첨단기술 수용...21세기 불교중흥 기대

 

 

국제적으로 유명한 불교학자인 美버클리대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가 13일 부산 해운정사를 방문, 임제선풍의 맥을 이은 진제(眞際)스님과 "선불교와 전산화"에 관해 대담을 가졌다.

 

79년 해인사 고려대장경 영문 목록을 발행해 고려대장경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랭카스터 교수의 이번 방문은 "첨단기술을 이용해 불전(佛典)을 전산화하고 있는 학자와 선승(禪僧)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향곡(香谷)선사로부터 인가 받은 진제스님과 현대문명과 종교, 한국불교의 특징과 전망, 수행론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눠 이목을 집중시켰다.

 

랭카스터 교수는 대장경 목록작업을 완료한 후 캐나다 토론토대 유재신 교수와 함께 영문판 <불교의 한국전래>(89년), <통일기의 불교>(89년), <고려불교-국가종교>(96년), <조선불교-억압과 변형>(96년) 등을 펴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많은 역할을 해왔다.

 

선(禪)의 생활화를 강조해온 진제스님은 현재 세계불전전산화협의회 후원자 역할을 맡아 전자시대에 한국 선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진제= 불교학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 여러 전통의 불교를 접할 기회가 많았을 텐데 한국불교의 특색과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랭카스터= 뿌리 깊은 전통과 통일된 교단이 있는 한국불교는 비구와 비구니스님 간에 균형이 잡혔고, 선의 기풍이 널리 확산돼 있어 다른 나라들보다 불교부흥의 잠재력이 더 돋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선수행을 해 오신 스님께서 어떻게 전산화나 세계불전전산화협의회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요.

 

진제= 인간의 정신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종교라 할 때 한국불교, 한국선을 全세계인에게 알려야겠다고 평소에 늘 생각해왔습니다. 인연이 있어 그런지 불교전산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세계가 동일체가 될 수 있고, 한국불교를 세계적으로 포교하는데 가장 적합한 것이 전산화라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습니다.

 

랭카스터= 이곳에 와보니 선원에 많은 스님과 신도들이 수행하고 있는데, 주로 어떤 부분에 치중하여 수행을 이끌고 계신지요.

 

진제= 참선하는 이는 일체의 반연과 분별을 놓아버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화두를 참구하되 흐르는 물과 같이 일념이 지속되어야 하며, 밤이 되었는지 낮이 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매진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랭카스터= 전통적인 한국선을 오랫동안 수행해 왔고 임제선풍을 전법했다고 들었습니다. 선종 특히 임제선풍의 특색은 무엇입니까?

 

진제= 억! (스님은 갑자기 두 눈을 부릅뜨고 오른손을 움켜쥔 채 큰 소리를 질렀다). 이 할 속에는 살활종탈(殺活從奪), 즉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고, 주기도 하고 뺏기도 하는 자유자재한 기틀을 갖춤이라. 바로 이것이 임제의 선풍입니다.

 

랭카스터= 스님의 인상적인 말씀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선지식의 지도를 귀중하게 여기고 인가를 통하여 법맥을 잇는 전통은 매우 귀한 것입니다만 현재는 그러한 전통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봅니다. 인가를 받으신 전법게란 어떤 것입니까?

 

진제= 부처님으로부터 면밀히 전해 내려온 심인법(心印法)을 인가하는 증표라 할 수 있습니다. 향곡선사께서 법을 전하시기를,

 

     불조대활구(佛祖大活句)  부처님과 조사의 산 진리는

     무전역무수(無傳亦無受)  전할 수도 받을 수도 없는 것이라

     금부활구시(今付活句時)  지금 그대에게 활구법을 부촉하노니

     수방임자재(收放任自在)  거두거나 놓거나 그대 뜻에 맡기노라.

 

이렇게 법을 주고 받았습니다.

 

랭카스터= 물질만능 풍조의 만연과 사회적으로 소외현상이 심화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데 이러한 시대에 불교의 역할, 특히 선수행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진제= 물질이 풍요로워지면 정신세계는 쇠퇴하기 마련입니다. 사회적인 범죄도 그 근본 원인은 정신의 황폐화에 기인합니다. 불교의 역할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정신세계에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겠지요. 참선을 하게 되면 모든 번뇌, 망상, 불안 등이 봄볕에 눈이 녹듯이 저절로 다 사라집니다. 또 참된 인간의 본연으로 되돌아 갈 수 있기 때문에 시비와 갈등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선수행이 궁극에 이르면 반목과 다툼이 없는 세계가 현전합니다. 이것은 인류에게 평화를 가져다 줍니다.

 

랭카스터= 저도 그 점에 동의합니다. 국제 불교계도 일상생활에서 수행을 병행할 수 있는 생활 불교, 생활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수행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죠. 일례로 최근 미국에서는 일부 불자들이 사찰에 가지 않고 소모임을 형성, 집을 하나 빌려 수시로 선수행 장소로 사용하는 등의 움직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의문도 있습니다. 임제종의 선풍은 최상승을 추구하는 일종의 뛰어난 수행력을 필요로 하는데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에서 이와 같은 최상승의 선수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진제= 배 고프면 밥 먹고 잠이 오면 잠잘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승속에 관계가 없는 거지요. 참선이라 하면 좌선만 생각하는데 참선은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느 경계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어떤 경계에서도 참구할 수 있어야만 옳은 참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랭카스터= 이전에 스님께서 깨달으신 후 내놓으신 오도송을 관심 있게 읽어보았습니다. 요지를 한 번 쉽게 설명해 주시죠.

 

진제= 처음 화두를 타파해서 깨달은 경계를 게송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렇습니다.

 

     자개주장기인회(這箇拄杖幾人會)  이 주장자 진리 몇 사람이나 알꼬

     삼세제불총불식(三世諸佛總不識)  삼세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다 알지 못하는 구나

     일조주장화금룡(一條拄杖化金龍)  한 막대기 주장자가 문득 금용으로 화해서

     응화무변임자재(應化無邊任自在)  한량없는 조화를 자유자재하는 구나

 

랭카스터= 얼마전 한국에는 돈오돈수, 돈오점수 등 수행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이것이 국제사회에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또 현대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논쟁이어서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스님은 이 논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제=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뜻있는 논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 처음 대도를 깨닫고 삼칠일 동안 사유한 끝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법을 설하는 것은 실로 열반에 드는 것만 못하다"고. 여기는 돈오돈수니 점수니 하는 게 어른거릴 수 없는 경계입니다. 이때 문수보살이 어리석은 중생들을 위해서 법을 설하여 주라고 간청합니다. 부처님은 이에 하근 중생을 위해 인연과 그릇에 따라 방편의 법을 설합니다. 그러나 열반하실 때 내가 49년간 법을 설했으나 한 법도 설한 것이 없다고 했어요. 깨닫고 보면 여타 방편의 법은 실다운 법이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육조 혜능선사 이후에도 5종의 선가(禪家)가 생겼는데 모두 다 돈오돈수를 제창했습니다. 돈오돈수니 돈오점수니 하는 것은 부처님의 제32대 제자인 중국의 홍인 대사 때부터 논란이 있었지요. 홍인 대사가 법을 전해줄 제자를 찾기 위해 대중에게 공포하기를, "그 동안 공부한 바를 글로 바쳐라, 만약 진리에 합(合)하는 자가 있을 것 같으면 법을 전해 33대조(代祖)로 봉하리라." 했습니다. 그러자 신수(神秀) 상좌가 게송을 지어 벽에 붙이기를,

 

     신시보리수(身是菩提樹)  몸은 보리의 나무요

     심여명경대(心如明鏡臺)  마음은 밝은 거울의 틀과 같나니

     시시근불식(時時勤拂拭)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막사야진애(莫使惹塵埃)  티끌과 먼지 묻지 않게 하라

 

했습니다.

 

홍인 대사가 이 게송을 보고 진리의 문안에는 들지 못한 문외한(門外漢)이라 했습니다. 모두들 게송을 지어 바친다는 소문을 듣고 방아 찧던 노행자가 게송을 짓기를,

 

     보리본무수(菩提本無樹)  보리는 본래 나무가 아니요

     명경역비대(明鏡亦非臺)  밝은 거울 또한 대가 아닐세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하처야진애(何處惹塵埃)  어느 곳에 번뇌가 있으리오.

 

했습니다. 이를 본 홍인 대사는 한밤중에 몰래 노행자를 불러 법을 전하여 제 33대조로 봉했습니다. 이분이 육조 혜능대사이지요.

신수와 혜능의 게송에서 돈오점수와 돈오돈수는 분명히 드러난 것입니다. 한 번 뛰어 여래지(如來地)에 이르면 다시 더 닦고 번뇌와 습기를 제거할 것이 없게 됩니다.

 

랭카스터= 그러면 스님은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중 어느 것이 옳다고 봅니까?

 

진제= 오구진일우봉춘(五九盡日又逢春: 45일이 다할 것 같으면 봄을 만남이로다.) (한참 후)

평생 불교를 학문적으로 연구해 오신 학자가 전산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가 궁금하군요. 전산화에 헌신하는 목적이 무엇이며,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어떤 것일까요?

 

랭카스터= 새로운 기술이 이용되면 많은 변화가 온다고 봅니다. 이는 종교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승불교의 흥기도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기인한다고 지적하는 학자가 많습니다. 사실 기독교도 인쇄술의 발전으로 현대적인 의미의 포교가 가능했습니다. 불교도 인쇄술이 개발됐을 때 더욱 발전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불전전산화는 앞으로의 종교 발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스님께서도 불교의 국제적인 우호관계를 위해 전산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진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불교와 한국선을 국제사회에 소개하는데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랭카스터= 20세기에 우리는 동구 공산주의의 몰락 등 숱한 역사의 반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불교가 세계적으로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21세기가 되면 또다시 반전이 일고 불교가 부흥할 것으로 봅니다. 특히 다가오는 새 시대에는 모든 종교들이 새로운 매체를 통해 자리매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불교학자로서 제가 불경 전산화 작업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세계적 표준화를 모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한국불교계도 좀 더 세계적인 안목을 갖고 수행과 포교에 정진해 세계불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랭카스터 교수는 16일 오후 동국대 불교대학원 세미나실에서 "불전전산화의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17일 출국했다.

 

 

부산=조병활 기자
출처 : [불교신문 1996년 12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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