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울린 진제스님의 법문 영어판 출간,
미·영 등 6개국 배포
지난 9월 중순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는 한국 선(禪)불교의 위상을 알리는 청아한 목탁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물질 경쟁에 지친 뉴요커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 이가 진제 스님(77ㆍ대구 동화사 조실)이었다. 스님은 유서 깊은 뉴욕 리버사이드교회에서 처음으로 법문을 펼치며 한국 선불교의 매력을 한껏 드높였다.
그때 스님이 펼쳤던 법문을 중심으로 한 법문집 `마음을 열고 빛을 보아라(Open The Mind, See The Light)`가 최근 매경출판에서 영어로 출간됐다. 한국 불교 선사가 영어 법문집을 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스님은 책에서 `부모에게 나기 전 어떤 것이 참나던고(What is my true self before my parents gave birth to me?)`라는 화두를 던졌다. 스님은 화두를 의심하며 깨달음에 이르는 `간화선(看話禪)`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님은 "물질이 풍요로워도 마음의 평화는 따라오지 않는다"며 "선 수행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지면 자연히 세상은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 언어는 난해하다는 편견을 깨고 영어 법문집은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간결하게 번역됐다. 고(故) 숭산 스님 제자이자 하버드대 출신으로 유명한 현각 스님이 번역을, 미국의 대표적인 불교 석학 로버트 버스웰 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영어 법문집은 미국과 영국 등 6개국 주요 대학 도서관에 수만 권 배포돼 한국 간화선을 알리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일경제 이향휘 기자]
기사입력 2011.12.04 1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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