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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 조계종 차기 종정 진제스님 인터뷰
언론사 매일경제 (보도일 : 2012.01.02 / 조회 : 5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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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신년기획] 조계종 차기 종정 진제스님 인터뷰

 

자연의 100가지 꽃 보라

그것을 즐기는 순수한 희열

진리는 결국 마음안에…

 

  

 

 

부산 해운대 끝자락에 위치한 해운정사(海雲精舍)에 발을 내딛자마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쳤다. 볕은 봄빛처럼 따사로웠고 하늘은 맑고 청명했다. 최근 조계종 제13대 종정으로 만장일치 추대된 진제(眞際ㆍ77) 스님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부산을 찾았다. 대구 동화사와 부산 해운정사를 오가는 스님이 마침 부산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스님 30여 명과 일반인 70여 명이 참선 수행하는 도량에는 깊은 침묵만이 감돌았다. 여러 번 스님을 뵈었지만 예고 없이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까닭에 불시의 방문이 무위로 그치지 않을까 조바심이 일었다. 그러나 기자의 걱정은 한낱 기우였다. 스님은 예고 없이 찾아온 객을 물리치지 않고 따뜻한 차를 권했다.

 

 

- 만장일치로 종정에 추대된 스님께 불교계 안팎에서 기대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천고의 귀한 일이죠. 부처님의 법맥을 잇는 제가 종정이 된 만큼 막중한 소명과 책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는 6ㆍ25전쟁을 겪은 후 너무 못 살아서인지 물질이 제일인 줄 알아요.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고 배운 게 많아도 마음에 근심과 걱정을 제거할 수는 없지요. 시간이 갈수록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성철스님은 깨달음 알려주려 3천배 시켰지만

나는 門 활짝 열어놓고 모든 사람들 만날 생각

 

 

-성철스님은 생전 3000배를 해야 만나 주셨는데, 스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성철스님이 그런 건 확고한 도를 알아야겠다는 신념을 가늠하기 위해서죠. 너무나 고귀한 진리를 쉽게 알려주면 듣고 흘려버리거든. 법문이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힘들게 수도를 해서 깨달은 경지를 말해주는데 그것을 소중하게 받아서 생활화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 흘려버려요. 저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만 사람을 보려 합니다. 토요일은 일반인을 위해서, 일요일은 스님들을 위해서 열어놓으려 합니다.

 

-스님이 출가하고, 깨달음 얻은 과정을 설명해 주실 수 있는지요.

▶스무살에 음력 설이 오니까 오촌당숙이 근처에 있는 절에 한번 가보자고 하셨지요. 석우스님께 인사를 드리니 대뜸 내 모습을 보고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셈 치고 도를 닦아 보지 않겠는가"라고 물으시더군요. "범부 중생이 위대한 부처가 되는 법이 있네"라고 합디다. 그 한마디 말에 감화돼 부모님과 상의한 뒤 석우스님을 따라 해인사에서 출가를 했지요. 스물넷까지 석우스님 시봉을 들었는데 스님이 그 즈음 열반에 드셨어요. 장례를 마치고 파계사에 계신 성철스님을 찾아 공부 점검을 부탁했는데 스님이 "나는 몰라 나는 몰라" 하며 응대를 안하셨어요. 그래서 그 걸음으로 경남 묘관음사에 계신 향곡스님을 찾았죠. 스님께서 대뜸 "일러도(진리의 바른 답을 해도) 30방이요, 이르지 못해도 30방이다"며 벼락같이 물었는데 우물쭈물 답이 안 나오는 거야. 쫓겨난 뒤에 다시 스님을 찾아갔을 때 받은 화두가 `향엄상수화`입니다. 어떤 사람이 높은 나무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잡지도 밟지도 않고 입으로만 물고 매달려 있을 때, 밑에 지나가는 어느 스님이 `달마대사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어떻게 답을 하려는가라는 물음이었지요. 답을 하려니 낭떠러지에 떨어져 몸이 박살이 날 것 같고 답을 안 하려니 묻는 이의 뜻에 어긋나고. 이 화두를 들고 2년5개월간 씨름 했어요.

 

-`향엄상수화`의 낙처(落處ㆍ의도하는 지점)는 어디에 있는 건가요.

▶설명할 수가 없어요. 그 법은 아는 자만이 통하지. 팔만대장경을 지고 올라가도 모릅니다. 이는 하도 깊고 심오해서 세상의 견문 가지고는 안됩니다. 해설을 하면 만 사람의 공부하는 길을 막아버립니다.

 

-세상에 좋고 재미난 일이 많은데 뭐 하러 수행의 삶을 사느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것(세상의 것)은 찰나의 꿈이지요. 도를 깨닫게 되면 죽음에 다다라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이사가는 것처럼 자유의 분(分)을 갖춥니다. 중국에 방거사라는 도인이 살았는데 참선이 얼마나 좋은지 마누라도 딸도 수행을 많이 하게 했어요. 어느날 좌선하고 있는데 딸이 방에 들어오니까 "내가 오늘 정오가 되면 열반에 들고 고요한 진리의 낙을 누릴 것이다. 그러니 정오가 되었나 보고 오너라"고 말했죠. 법력이 깊어진 딸 영조가 바깥에 갔다 오더니 "아버지 오늘 일식이 돼서 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라고 일러요. "그럼 내가 한번 볼까" 하고 밖에 갔다가 들어와 보니 딸이 앉은 채로 열반에 든 거야. 방거사가 하는 말이 이래요. "내 딸이 애착의 주머니를 고통 없이 벗었구나. 세상에 없는 일이구나. 천상 이 시신을 화장하려면 나는 일주일 후에 몸을 벗어야겠다." 도란 이런 거예요. 애착 없이 몸뚱이를 벗고, 죽고 사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허허.

 

-진리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허허, 참 설명하기 어렵지요. 말을 하자면 중생의 고뇌도 없고, 항시 편안한 낙을 누리는 것입니다. 춘삼월 호시절에 일백 가지 꽃이 누구를 위해서 피는고. 자연의 백 가지 꽃이 만발해 있는 것을 보는 즐거움. 이 순수한 즐거움. 그것을 감상하는 아름다운 마음 그것이 진리요, 이는 만 사람이 똑같아요. 천 사람 만 사람이 그 꽃에 매료되거든요.

 

-일반 사람들은 생계도 있어 과연 자신이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의심합니다.

▶참선은 앉아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24시간 화두를 붙잡고 씨름을 해야 해요.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던고?" 이 화두를 들고 일상생활을 하는 겁니다. 세상사를 전폐하고 하라는 게 아니거든. 농사짓고 빨래하고 장사하고 잠자는 가운데서 오매불망 간절히 의심을 천번 만번 미는 거야. `어떤 것이 참나던고` 참의심이 시동 걸리면 이러한 상태가 시간이 흘러서 일념이 지속되고. 사물을 보는 찰나,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납니다. 그러면 억만년 전, 우주가 생기기 전 나의 참모습을 보는 것이지. 참나는 석가모니나 예수, 공자에 있는 게 아니지요. 각자 마음의 근본 바탕에 있거늘, 사람들이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갈등은 욕심에서 나와

'참 나는 누구인가' 하루에 만번 의심해야

 

 

-종교가 정작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깥 일에 치달아서 그럽니다. "내 신도를 만들겠다" "돈을 잔뜩 모으겠다"고 하는데,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모든 종교는 화합과 수행을 위주로 해야 합니다. 수행과 화합이 근본인데 이것에서 벗어나면 내실을 쌓을 수가 없지요. 종교는 모든 불우한 이웃과 호흡을 같이 하는 데 근본 뜻이 있어요. 복이란 만인을 위해 착한 일을 베풀 때 생기는 것이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럼 지혜는 어떻게 생기느냐. 생활 속에 참선을 해서 마음 속의 갈등을 없애야 얻을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총선과 대선도 있어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큰데요.

▶정치인들이야말로 참선을 해야 합니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돈과 욕심에 눈이 멀면 바른 정치를 할 수가 없어요. 지도자는 무엇보다 앞을 내다 보는 지혜의 눈을 갖춰야 합니다. 국민들도 지도자를 뽑을 때 남보다 앞서는 밝은 눈을 가지고 있느냐를 살펴야죠. 대통령은 특히 주위를 잘 다스려야 하는데, 사심 없이 청렴한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사람을 지도자로 삼아야 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더욱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중생은 좋은 것과 높은 것만 취해요. 그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대번에 좋은 자리와 부, 출세가 오는 게 아니거든. 근실하게 노력하고 성실하면 결국 만 사람이 다 우리 회사에 오라고 합니다. 출세의 근본은 바른 행동과 바른 용심(用心ㆍ마음 씀)에 있어요. 직업에 어디 귀천이 있나. 성실하게 하다보면 어디선가 다 이끌어줍니다.

 

-사람들이 마음의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것에서 나옵니다. 탐진치(貪嗔痴)는 팔만사천 번뇌의 뿌리죠. 이를 뿌리째 없애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 참 나를 바로 보는 수행에 몰두해야 합니다. 수행을 통해 `나`라는 허세가 없어지면 늘 자비심이 발동하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베푸는 마음이 생깁니다.

 

-간화선(看話禪) 세계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지요.

▶미국 사람들이 참선에 눈을 떴지요. 지난해 9월 리버사이드교회서 법회가 끝난 뒤 한 인도 여성이 제게 말하더군요. "인도에서 위대한 성자를 만났는데 오늘 여기서 또 만났습니다." 뉴욕 법회 인연인지 2월 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상ㆍ하원 조찬기도회에 초청받았습니다. 한국 선(禪)불교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산문을 나설 것입니다.

 

 

 

 

 

[매일경제 이향휘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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