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의 큰스님인 동화사 조실 진제(77) 스님과 세계적인 신학자인 폴 니터(71) 미국 유니언신학교 교수가 16일(현지시간) 뉴욕 유니언신학교에서 종교 간 대화와 평화, 개인의 수행과 사회참여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고 동화사가 18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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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승과 미국 신학자 通하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참나를 찾는 길이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입니다"(진제 스님) "대화 없이는 평화가 불가능합니다"(폴 니터 교수)
한국 불교의 큰 스님인 동화사 조실 진제(77) 스님과 세계적 신학자인 폴 니터(71) 미국 유니언신학교 교수가 16일(현지시간) 뉴욕 유니언신학교에서 종교 간 대화와 평화, 개인의 수행과 사회 참여 등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고 동화사가 18일 전했다.
진제 스님은 1954년 석우 스님을 은사로 스무 살에 출가해 향곡 선사로부터 깨달음을 이어받은 한국 불교계의 대표 선승이다.
폴 니터 교수는 가톨릭 신자로 종교 간 대화에 힘을 쏟아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 데스먼드 투투 등과 함께 평화평의회국제위원회 이사로 활동했으며 '부처님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었다'는 책으로 미국 종교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진제 스님과 니터 교수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진제 스님은 앞서 지난해 12월 니터 교수를 한국으로 초청, 동화사에서 세계 평화와 종교 화합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번에 니터 교수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니터 교수는 "지난번에는 스님의 홈그라운드인 동화사에서 만났지만 이번엔 저의 홈그라운드입니다. 긴장하십시오"라는 가벼운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니터 교수는 "스님이 지난번에 제게 주신 '부모에게서 나기 전 어떤 것이 참나인가'라는 화두를 계속 잡고 있지 못했다"면서 "그 화두를 붙잡고 수행하는 동안 화두를 기독교적 화두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진제 스님은 "참나를 찾는 길이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라면서 직접적인 사회 참여보다는 개인의 수행을 강조했다.
니터 교수는 '대화 없이는 평화가 불가능하다'는 평소 소신을 강조하면서 개인의 영적인 수행과 세상에 대한 참여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진제 스님은 앞서 14일 9·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제를 열었으며 15일에는 뉴욕 맨해튼의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대법회를 봉행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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