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법통 상징 종정스님 14일 추대
오후2시 원로회의…분한신고 미필·건강이유 등 2명 불참 유력
조계종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갖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대 종정 스님을 14일 원로회의에서 추대한다. 종단의 정신적 지도자를 숭앙하는 의미에서 조계종에서는 종정에 대해 '스님' 대신 '예하(猊下)'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조계종 총무원은 추대일인 내일 회의실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을 통제, 원로회의 관계자 외 출입을 완전히 통제, 추대의 신성성과 공정성을 기한다.
오후2시부터 시작된 원로회의에서 추대가 확정된 이후 2층 회의실에서 간단한 브리핑를 진행하고 '종정추대회의'의 5원장 스님이 종정 예하로 추대된 스님을 모시고 조계사 대웅전으로 이동해 고불, 헌향, 삼배를 한다. 이 자리에서 원장 스님을 비롯한 총무원 부,실장스님이 신임 종정 예하에게 하례를 한다.
자격 요건 승납 45, 세납 65 이상 대종사
승납 45년 이상, 세납 65세 이상 대종사를 대상으로 하는 종정은 원로회의 의원, 총무원장, 호계원장, 중앙종회의장이 만장일치로 추대한다.
추대는 종정의 임기만료 3개월 전에 원로회의 의장이 소집하되, 추대는 재적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한다.
현재 원로회의 의원이 23명이므로 총무원장등 3개 중앙종무기관장을 합해 모두 26명이 재적이다. 최소한 13표를 얻어야 한다.
분한신고·건강 등 2명 불참 유력, 총 24표…12표 얻어야
그러나 일부 원로의원 가운데 분한신고를 하지 않아 승적이 말소된 스님이 있어 투표권 행사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의 '승려분한신고시행규정' 17조에 따라 총무원장은 종단에서 정한 정기승려분한신고 기간 내에 분한신고를 이행하지 않은 승려의 승적은 말소한다. 승적 말소는 조계종 승려로서의 모든 권리를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원로회의 사무처 관계자는 "해당 원로 스님에게 양해를 구해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됐다"며 "오늘이라도 분한신고 서류를 접수받아 처리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종단의 법통을 상징하는 어른을 추대하는 자리인만큼 종헌종법을 철저히 준수해 논란의 여지를 없애자는 취지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원로의원 한 명은 건강상 이유로 원로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스님이 입원해 있는 병원 관계자는 "상태가 많이 호전돼 거동을 할 수 있는 상태다"라면서도 "장거리 이동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이동 자체를 만류하고 있는 상태다. 현실적으로 상경하기에는 무리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원로의원 21명에 3개 중앙종무기관장 등 모두 24명이 추대위에 참석할 것으로 보여 최소 12표를 얻으면 13대 종정에 추대될 가능성이 높다.
표결방식, 추천 또는 기명…결과는 만장일치
표결 방식은 법에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 회의 시작과 함께 참석자들에게 표결방식에 대해 가장 먼저 묻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후보자를 추천해 추천된 스님에 한해 표결하는 방식이 유력시 된다.
하지만 이번 추대의 경우 일체 사전 접촉등을 금지한 상태여서 추천하기 쉽지 않다. 추천할 경우 사전에 연락을 취했다고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나눠준 용지에 종정으로 추대하고 싶은 인물을 적어내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사무처는 "비록 종헌등에 제적과반수를 얻도록 하고 있지만 그 떼마다 방식을 달리해왔고, 때론 종다수의 의견을 존중한 전례도 있었다"고 밝혀 여러명의 후보가 난립할 경우 다수의 표를 얻은 스님을 종정으로 추대할 가능성도 있다. 되도록 만장일치로 추대한다.
추대된 종정의 임기는 5년이며, 1회에 한해 중임할 수 있다.
종정은 전계대화상 위촉권을 가지며 포상, 징계의 사면, 경감, 복권을 행할 수 있다. 종단 비상시에 원로회의 제적 3분의 2 이상의 제청으로 중앙종회를 해산할 수 있다.
종산, 진제 스님 유력설 속 고산 스님도 거론돼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종정 후보군은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 전계대화상이자 쌍계사 조실 고산 스님 등이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복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팽배함에 따라 종산 스님과 진제 스님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3순위이긴 하지만 고산 스님의 추대 가능성도 조용히 점쳐지고 있다.
현재 종정인 도림 법전 대종사는 2002년 당시 종정이었던 혜암 대종사의 입적으로 인한 유고에 따라 그해 3월 26일 추대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2007년 재추대돼 연임한 후 내년 3월 25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종단 법통을 상징하는 위치여서 종신제 여론도 만만치 않다.
조계종(1962년 통합종단 출범 이후)의 역대 종정 스님은 다음과 같다.
1.효봉(曉峰), 2.청담(靑潭), 3,4.고암(古庵), 5.서옹(西翁), 6,7.성철(性徹), 8.서암(西庵), 9.월하(月下), 10.혜암(慧菴) 11,12. 법전(法傳) 대종사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명단
의장 혜광 종산, 수석부의장 지천 지혜, 차석부의장 밀운 부림, 활산 성수, 야부 초우, 진제 법원, 고산 혜원, 불심 도문, 원명 지종, 금성 명선, 천호 월서, 송암 혜승, 연암 현해, 도연 법흥, 월파 선진, 혜명 무진장, 진산 종하, 미룡 월탄, 은암 고우, 호암 인환, 불국 정관, 여산 암도, 현봉 근일 스님.
2011년 12월 12일 (월) 17:43:45
불교닷컴 이혜조 기자 reporter@bulkyo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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