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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 선지식을 찾아서...진제대선사
언론사 현대불교 (보도일 : 2010.05.19 / 조회 : 5050)
파일 20100519th.jpg  

수행 통해 자신이 부처임을

깨닫는 것이 부처님 오신 뜻


 

 


진리의 눈 열려야 부처님 '살림살이' 알 수 있어

'화두' 시비분별 떠나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공부


부산 해운대는 서울의 강남 버금가는 신천지이다. 해운대 백사장 인근 동백섬에는 2005년 제13차 APEC 정상회담 회의장으로 사용됐던 누리마루가 세워졌다. 그 주위로는 해안가를 따라 마천루가 펼쳐져 있다. 중생의 욕망으로 깊은 밤에도 불야성을 이루는 해운대 번화가와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위치하며 진속일여(眞俗一如)의 가르침을 보이는 도량이 있다. 해운대 장산 자락에 자리한 부산 해운정사가 그곳이다. 해운정사는 진제 스님이 참선 대중화를 위해 1971년 창건한 사찰이다.

5월 21일 부처님 오신날을 앞둔 어느 날,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선지식으로 꼽히는 진제 스님을 만나기 위해 해운정사를 찾았다.
해운정사에 이르니 해운대 시가지가 굽어보였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맑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까지보인다고 한다.) 얼마 오르지도 않은 곳인데 높지도 낮지도 않은 장산 중턱에 위치한 곳에서의 시원한 풍광은 나그네에게 신이하기만 했다. 풍광을 만끽하려는 순간 지척에서 처소를 나선 진제 스님이 보였다. 스님은 나그네를 본 체 만 체 도량을 둘러보고 있었다.
“오전 일찍 찾아뵌다고만 말씀드렸는데, 설마 (나그네가 도착한) '때’를 알고 나오신 것일까?”
기자라는 직업 때문인지 나그네는 의심이 많다. 신ㆍ해ㆍ행ㆍ증의 첫째가 믿음이라는데 일단 의심부터 하는 통에 나그네에게 한 소식 할 시절이 있을까 싶다.
부처님은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에서 “들숨과 날숨의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했다. 나그네는 어느 선지식에게서 들은 기억이 있다. 호흡이 들고 나는 ‘때’를 바로 알면 세상의 모든 ‘때’를 알게 된다고.
시자스님에게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금장실(金杖室)에서 진제 스님을 기다렸다. 금장은 부처님 법을 상징하는 금빛 주장자를 뜻한다.
스님께 삼배를 올렸다. 그리고 여쭸다.


* 부처님 오신날의 참 뜻은 무엇입니까?
-부처님이 오신 참 뜻은 일체 중생이 모두 부처님 같이 참된 대지혜를 갖추고 있음을 알리러 오셨습니다. 중생은 탐ㆍ진ㆍ치 삼독과 ‘나’라는 허세로 번뇌가 그칠 날이 없어요. 자신의 본성을 모르고 허상을 쫓는 겁니다. 부처님은‘참 나’를 잊고 사는 중생에게 각자가 부처님의 지혜와 덕상이 갖춰져 있으니 수행을 통해 자신이 부처임을 깨달으라는 가르침을 주기 위해 이 사바세계에 오신 것입니다.
이 몸뚱이는 죽어서 한 줌 흙으로 돌아가면 스러질 것인데 ‘부모에게 이 몸 받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父母未生前本來面目)’ 하는 도리를 알아야 합니다. ‘ 참나’를 바로 보면 ‘참나’는 아주 청정하고 맑아 티끌만큼의 번뇌와 허물도 없습니다. 오직 지혜와 자비뿐이지요.

부처님이 처음 태어나서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이라고 게송을 읊은 것도 자기의 참모습을 몸소 보이며, 그것이 부처님의 참모습일 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의 참 모습임을 드러내 보이신 것입니다.

 

* ‘참 나’를 바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의 자기를 돌이켜봐야 합니다. 그래야 ‘참 나’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 화두 들고 있을 여건이 안된다는 탓을 하지 말고 자기 직분에 충실하면서 화두를 잡으세요. 그러면 그 순간만큼이라도 세상 모든 시비분별에서 떠나게 됩니다. 시비분별에서 멀어질수록 크고 밝은 지혜가 계발되지요. 이것이야 말로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공부입니다.

 

* 혼자 화두만 들고 있으면 됩니까?

-화두를 든다고 참선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앉고 눕고 걷고 일하고 돌아다니는 등 언제나 화두를 들어야 합니다. 참선이 일상생활에서 무르익어야 해요. 늘 화두가 들려 있으면 온갖 분별심과 망상이 사라지고 나와 삼라만상이 오로지 간절한 화두 한 생각으로 꽉 찬 상태인 일념삼매(一念三昧)가 됩니다. 그러면 저절로 마음의 갈등이 없어지고 동시에 사리를 정확하게 판단케 됩니다.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게 되지요. 진리의 눈이 열린 것입니다. 진리의 눈이 열리려면 바른 진리를 아는 스승을 만나 바른 수행법을 익혀야 합니다. 스승이 없으면 자기 현주소를 알 수

없습니다. 서울을 향하던 사람이 대전, 대구까지 와놓고 서울입네 하고 착각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화두를 들고 한번 죽었다 살아나야 바른 눈(正眼)이 열립니다. 진리의 눈이 열려야 부처님의 ‘살림살이’를 알 수 있습니다.

 

 

화두로 '참의심' 시동 거세요.

 

 


* 참선하는 방법을 일러주십시오.

-‘참 나’를 찾겠다,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발심했으면 앉아서 익혀야지요. 이것이 좌선입니다. 좌선할 때는 바른 자세가 정립돼야 몸뚱이에 끄달리지 않고 화두 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자세가 잘못되면 상기(上氣) 돼 참선을 할 수 없습니다.

반가부좌라도 바로 앉아서 양손을 포개 아랫배에 붙이고 가슴과 어깨를 펴고 허리를 곧게 하고 앉아야 합니다. 화두는 시선과 함께 2m 앞에 두세요. 눈은 편안하게 뜨면 됩니다. 화두를 들다 혼침과 망상이 침범하면 다시 또렷하게 화두를 챙기세요. 옛날 시골 방앗간 방아기계를 보면 시동 걸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숱하게 화두를 챙겨 ‘참의심’의 시동을 걸어야 합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한 번 화두 챙긴 것이 한 시간이 흐르다 차츰 몇 시간씩 흐르게 됩니다. 목숨을 다해서라도 깨달음을 얻겠다고 발심하고 용단을 내린 이라면 3~10년이면 해결됩니다.

 

* 선지식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발심한 이도 적고 안목을 갖춰 지도하는 이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뚜렷한 안목이 생겼다면 선사의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부처님도 ‘광대무변한 진리의 세계를 혼자 가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피나는 정진 끝에 일가견을 이뤄야 하는데 작금의 수행 풍토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법거량이 드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눈이 깜깜한데 누구를 보겠습니까? 동서남북 전체를 다 봐야 부처님 살림살이를 알 수 있습니다.

 

* 깨닫고 나면 무엇이 다릅니까?

-‘나’라는 집착[我相]이 없어지고 바른 진리의 눈을 갖췄으니 세상일에 집착이 끊어져 항상 마음이 평온합니다. 중생의 습기(習氣)가 봄바람에 눈녹듯이 사라져 버리면서 만 가지 법이 가득한 보배의 창고에서 편안히 머물게 되기 때문입니다. 항시 밝은 진리의 즐거움이 지속되니 먹고 자는 모든 일상이 그대로 평상심(平常心)인 것이지요.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지만 흙을 묻히지 않는 것처럼 일체중생과 한 몸이 돼 지극한 평안과 복락을 누리게 됩니다.


* 스님은 어떻게 공부하셨습니까?

-은사이신 석우 스님은 해인사 조실과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분입니다. ‘절집 정승은 석우선사’ 라고 할 만큼 지혜와 인덕이 훌륭하신 분이었습니다. 고향 남해에서 오촌 당숙을 따라 해관암을 찾았을 때 은사스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스님은 제게 “이 세상에 사는 것도 좋지만 금생에 사바세계에 안 나온 것으로 하고 중놀이를 해보지 않겠는가?” 하시더군요.
어린 마음에 “중놀이를 하면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하고 여쭸습니다.
은사스님은 “범부가 위대한 부처되는 법이 있네” 라고 답하셨습니다.
스님의 그 말씀이 가슴에 새겨져 1951년 출가했습니다. 20세에 출가해 한 소식을 하기까지 13년이 흘렀어요. 33세에 오도송을 읊고 향곡 스님에게 깨달음을 인가 받았습니다. 석우 스님을 만나 발심 출가할 수 있었고, 남방 제일 선지식 향곡 스님 법의 방망이 덕에 화두와 씨름 끝에 오늘날의 ‘진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출가 후 4년간 석우 스님 밑에서 정진했던 진제 스님은 스스로 깨달았다는 착각에 월내 묘관음사 향곡 스님을 찾아가 법을 물었다. 법을 묻는 진제 스님에게 향곡 스님은 모두 아니라고 답했다. 다시 오대산 상원사로 들어가 공부하던 진제 스님은 어느날 문득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발심했다.
스님은 다시 향곡 스님을 찾아 “화두를 내려주시면 깨칠 때까지 걸망을 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향곡 스님은 진제 스님에게 ‘향엄상수화(香嚴上樹話)’ 화두를내렸다. ‘향엄상수화’는 한 사나이가 높은 나무에 올라가 입으로 가지를 문채 매달려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달마대사가 중국에 온 뜻을 물으니, 대답을 하면 떨어져 죽을 것이고 대답을 안하면 모르는 것이 되니 어찌해야 하는가라는 내용의 화두이다.
스님은 이 화두를 2년간 참구해 해결했다. 그런데 ‘일면불 월면불(日面佛月面佛)’ 화두에서 막혀 버렸다. 이 화두는 마조 스님에게 원주스님이 “밤새 존후(尊候)가 어떠하셨습니까?” 하고 물으니 마조 스님이 “일면불 월면불(日面佛月面佛)” 이라 답한 내용이다. 진제 스님은 다시 5년을 화두를 붙들고 정진했다.
1967년 하안거 해제 법회 때 진제 스님은 묘관음사 법당에서 향곡 스님과 법거량을 했다. 다음날 진제 스님은 향곡 스님에게 다시 물었다.
“불안(佛眼)과 혜안(慧眼)은 여쭙지 아니하거니와, 어떤 것이 납승(衲僧)의 안목입니까?” 향곡 스님은 답했다. “비구니 노릇은 원래 여자가 하는 것이니라(師姑元來女人做).”
마하가섭과 제28조 보리달마 제38조 임제의현을 거쳐 태고보우로 이어진 정법안장(正法眼藏)이 향곡 스님에게서 제79조 진제 스님에게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진제 스님의 생사를 건 치열함이 담긴 수행담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깨달은 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나그네의 의심을 송곳처럼 파고 들어와 후볐다. 부처님 법에 목말랐던 나그네에게 스님의 법문은 한여름 소나기와도 같았다.
가야할 ‘때’ 에 자리를 일어서는 나그네에게 진제 스님이 “서울 가거든 모두에게 전하라” 며 말을 건넸다.
“모든 국민들이 나고 날 적마다 출세와 복락을 누리고자 할진데, 만인에 앞서는 밝은 지혜를 계발해 억만년이 다하도록 진리의 낙을 누리소서.”


글=조동섭 기자·사진=박재완 기자


진제 스님은 ...

1934년 경남 남해에서 출생해 1954년 해인사에서 출가해 석우 선사를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1957년 통도사에서 구족계 수지 후 제방 수선안거했다. 1967년 향곡 선사로부터 법을 인가받아 석가여래부촉법 제79법손으로 정법맥을 이었다. 1971년 부산 해운정사를 창건한 스님은 선학원 이사장, 문경 봉암사 태고선원 조실 등을 역임했다. 2004년 대종사에 추서된 스님은 현재 조계종 원로의원이며, 해운정사 금모선원·대구 동화사 금당선원·조계종 기본선원 조실이다.
법어집으로는 <옛 못에서 달을 건진다> <돌사람 크게 웃네> <선 백문백답> <석인은 물을 긷고 목녀는 꽃을 따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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