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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손 - 김홍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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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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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23 (조회 : 2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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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손
빈손은 자유롭다
뭐든지 쥘 수 있다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잔을 쥐고
메모하고 싶으면 펜을 쥐고
머리 빗고 싶으면 빗을 쥔다
다 마시고 나면 잔을 놓는다
잔을 계속 쥐고 있으면
펜이 쥐고 싶어질 때 쥘 수가 없다
그래서 잔에 고집하지 않는다
놓고 난 뒤에는 기억하지도 않는다
뭐든 필요할 때 쥐고는 얼른 놓는다
뭘 쥘 필요가 없을 땐
그냥 빈손으로 있는다
그래도 무료하지 않다
편안하다
쥘 땐 쥐고 빌 땐 비므로
있고 없고에 상관하지 않는다
평시엔 비어있으므로
뭐든지 즉각 잡을 수가 있다
뭐든 쥐고 있으면 무겁고 번거롭다
괜히 그럴 필요가 없다
제 자리에 두고 필요하면 알맞게 갖다 쓰면 된다
수많은 물건이 손을 거쳐갔다
하지만 전혀 흔적이 없다
한때 손의 것이었지만
소유 의식이란곤 없다
그럴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손에 들어왔다가 또 나간다
그렇게 세상은 돌아간다
돌고 도는 세상 속에서
손은 유유자적하다
비어있기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음손도 그렇다
장인의 손은 더더욱 그렇다
- 김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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