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생각하면서 의심하고, 의심하면서 생각하라."고 하시는데, 그렇게 하다 보면 의리선(意理禪)이 되는 것 아닙니까?
[답변] 아닙니다. "생각하면서 의심하고, 의심하면서 생각하라"고 할 때의 '생각하라'는 말의 의미는, 사량(思量)으로 화두를 헤아리거나 이치로 따지라는 것이 아니라, 화두 전체를 분명하게 챙기라는 말입니다.
"조사(祖師)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입니까?" "뜰 앞에 잣나무니라."
"개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 "없느니라."
이러한 화두 제목이 분명하면서 의심이 쭉 지속되면 다시 화두를 챙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화두가 희미해지고 혼침(昏沈)이 오고 이생각 저생각이 떠오르면 화두를 다시 챙겨야 합니다. 분명하게 챙겨야 다른 번뇌, 망상, 혼침이 달려들지 않습니다.
그렇게 화두를 챙기고 의심을 짓고, 챙기고 의심을 짓고, 그렇게 계속 애쓰다 보면 진의심(眞疑心)이 발동걸릴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한 번 화두를 챙겨들면 며칠이고 몇 달이고 흐르게 되므로 굳이 다시 챙길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만 화두를 든다면 공부를 바로 지어가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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